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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전면 휴전 가능성에 대선 준비 돌입
기사입력 2025-04-01 14:29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3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주 회의를 소집해 미국이 4월 말까지 휴전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하에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오는 4월 20일 부활절 일요일을 앞두고 전면 휴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대선을 치르려면 5월 초 계엄령이 종료되어야 한다. 계엄령 해제 여부는 5일 혹은 8일에 결정될 전망이며, 이 시점에서 대선 일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최소 60일간의 선거운동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르면 7월 초 대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부 관계자들은 유권자 명단을 재구성하고 투표 절차를 정비하려면 최소 3개월간의 선거운동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임기가 만료된 상태에서 직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통성'을 문제 삼아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장기 전쟁으로 지지율이 하락하고, 전시 상황에서 선거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선거 준비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스트-입소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80%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합법적인 지도자이며, 전시 상황에서는 선거를 치르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만약 대선이 실시된다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쟁 후보인 발레리 잘루즈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는 2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5월 8일까지 러시아와의 전면 휴전이 실현될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설령 휴전에 합의하더라도 군인은 물론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의 수백만 명의 유권자가 투표할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또 다른 과제가 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디지털 정부 서비스 '디아(Diia)'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헌법상 투표 방식을 변경하려면 의회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우크라이나 야당은 공정한 선거를 위해 전시 검열과 선전을 먼저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애초에 우크라이나 대선은 젤렌스키 대통령 퇴진을 압박하는 미국과 러시아의 카드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현재 정세 변화로 인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과 러시아 모두 대선을 환영할 가능성이 낮아졌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휴전 협정 체결 후 이를 파기하거나 계엄 해제를 방해함으로써 선거를 어렵게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전투 없이도 선거 캠페인을 통해 우크라이나 내부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 중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반응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재선 준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경우 선거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지만, 선거 절차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경우 선거 자체가 연기되거나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이 변동될 경우, 선거뿐만 아니라 전쟁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의 재선 여부는 러시아와의 휴전 협상, 미국과 유럽의 외교적 지원, 국내 선거 절차 문제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다가오는 5월 초 계엄령 해제 여부가 향후 우크라이나 대선 일정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