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생활

영원한 유산, 메리와 메리

기사입력 2024-05-02 12:25

18세기 유럽, 다수의 여성 조산사가 마녀로 몰려 죽자 그 자리를 채운 의사들이 손을 제대로 씻지 않아 발생한 세균 감염으로 많은 여성이 삶을 잃었다. 영미권 최초의 근대적 페미니스트이자 '여성의 권리 옹호'를 저술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가 출산 중 목숨을 잃은 것은 여성사의 중대한 장면으로 기억된다. 그렇게 태어난 딸은 세계 최초의 SF 소설인 '프랑켄슈타인'을 저술한 메리 셸리였다.

 

'메리와 메리'는 모녀의 삶을 다룬 특이한 전기로, 두 여성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메리가 태어난 지 열흘 만에 어머니는 사망했지만, 이후에도 딸 메리에게 큰 영향을 끼쳤음을 상세히 다룬다. 

 

1827년, 메리의 딸이 어머니에 대한 편지에서도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사상을 버린 ‘겁쟁이’로 여겨져 메리 셸리는 비판받았다. 그러나 그 이미지는 오랫동안 왜곡되어 온 것으로, 이는 며느리의 영향 때문이다. 당시 메리 셸리는 여성의 독립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남성적인 정복과 출세를 비판한 것이 사실이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남편인 윌리엄 고드윈은 아나키즘의 근간을 마련한 정치철학자였고, 메리 셸리의 남편인 퍼시 비시 셸리는 영국의 대표적인 낭만주의 시인이었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는 오랜 기간 비난을 받았으나, 저자는 이러한 공격이 거둔 성과만큼은 성공적이었다고 보았다.

 

메리와 메리, 샬럿 고든 지음, 교양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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